G20 정상회의, 핵안보 정상회의 등을 주최한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대규모 컨퍼런스를 개최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국가의 품격과 브랜드를 제고시키며 국가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광복을 맞은 우리나라는 참으로 보잘것없는 나라였다.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원조를 받는 형편이었다. 게다가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겪으면서 그나마 남은 기간시설마저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우리 민족은 강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끈기와 인내의 민족정신으로 굳건히 일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우리는 이미 올림픽을 개최하였고, 월드컵을 치렀으며, 이제 곧 평창에서 또 한 번의 국제 스포츠행사를 치르게 된다.

 경제 수준은 1인당 GNP가 2만 달러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10위권을 유지하는 선진국에 속하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뀌었다. 이렇게 배가 부르고, 등이 따습게 되어 이제는 행복하기만 할 터인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어른, 아이들의 행태로 우리는 우울한 소식들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현실을 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우리가 한 교육이 이렇게 만든 하나의 원인이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열심히 가르쳤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성취를 위한 방법이었지, 부끄러움을 알게 하는 양심을 가르치지는 않았다. 예의를 가르치고, 도덕을 가르치고, 법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정의를 가르치고, 품위를 가르치는 데 더 정성을 다했어야 했다.

 더욱이 집단따돌림, 학교 폭력 그리고 선생님을 폭행하는 우리 학생들을 보며, 우리 어른들이 먼저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배운다. 어른들의 품격 없는 생각과 피상적 가르침이 품격 없는 아이들을 대량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 우리 아이들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서 개개인의 인격을 높여 나라 구성원들의 인격의 총체적인 합인 국격을 높여 가야 한다. 우리가 '경제규모 세계 10위권―1인당 GNP 2만 달러'를 달성했다 하여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개인과 사회의 고양된 정신, 조화로운 능력 등이 그러한 경제력과 결부되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격조 높고', '품격 있는' 교육이 요구된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품격을 가르쳐야 한다. 양심을 저버리지 말고, 부끄러움을 알고, 타인을 배려하며, 정의롭게 살도록 가르쳐야 한다. 우리 교육자들도 격조 높고 품격 있는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따져보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점이다.

대전가오중학교 교장 오두환


 

김정미 기자  kimj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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