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고,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다.” 이는 인생에 있어서 꿈과 사랑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혁신학교’라는 낯설고 험한 길에 굳이 발을 들여 놓은 이유 또한 이 말 속에 가장 잘 담겨 있으리라 생각한다. 봉산중학교는 올해부터 빛고을 혁신학교로 지정ㆍ운영되면서 2004년 개교 이래 지녀온 틀이나 이미지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마인드의 혁신, 학교문화의 혁신, 수업의 혁신 등으로 정리했다. 교직원 협의를 통해 ‘배려와 나눔 속에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의 공동체’로 학교 교육목표를 재설정하고, 혁신학교 운영 시스템 정착, 배려와 존중의 학교문화 조성,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지역사회 연계 교육과정의 확대라는 단계적 학교 발전상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배움에 열정적이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배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장 귀한 순간들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삶의 목적과 진로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봉산중은 올해 ‘소풍-체육대회-진로체험 및 교육’이라는 학년별 교육과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1년 중 3일을 지정하여 각 학년별로 한 가지 활동을 순환하여 운영토록 했다. 각 학년별 특색이 드러나는 교육과정 운영을 시도한 것인데,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소풍은 학급별 테마 소풍으로 운영했고, 체육대회는 각 학년별로 기발한 종목들을 개발하여 전체 학생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 또 진로체험 및 교육은 진로교과와는 별개로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직접적 도움을 주기 위한 활동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달 21일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과 10월 테마체험학습 운영을 위해 각 학년협의회가 무척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 상담 시 양측의 입장차이 때문에 심한 괴리감을 느끼곤 한다. 학생이 바라보는 곳과 학부모가 기대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모여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3자 상담’을 추진했다. 1학기에 1주일간 진행했는데, 어떤 학년은 시간이 부족하여 못다 한 상담을 1학기 내내 이어갔다. 정규수업 후 이어지는‘3자 상담’은 밤 10시를 넘기기도 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3자 상담’의 효과와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무척 힘든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담임교사들은 깊이 있는 학생 상담을 위해 2학기에서도 ‘3자 상담’을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봉산중의 혁신학교 출범과 함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생활지도에서 생활교육으로의 전환이었다. 봉산중만의 생활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했었다. 그래서 교사들이 연수와 토론을 통해 만들어진 학생생활교육 프로그램이‘두드림(DODREM)’이다. 두드림은 경계선 상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생생활교육부의 징계 상황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학년에서 끌어안고 교육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2~3일간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학년 교과교사들은 수업 외의 시간까지 희생했다. 그 필요성과 취지를 공감하였기에 지난 1학기 동안 2~3회의 ‘두드림’을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학생이 진심으로 마음을 열지 않아서 교사들은 마음의 상처와 좌절감을 느꼈지만, 더 나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지난여름방학 동안에도 교사동아리 연수를 진행했다. 교육은 물건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따라서 어떠한 교육적 수단이 얼마나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인내하고, 재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혁신학교 봉산중의 가장 큰 보람과 변화는 교사들의 마음에서 찾을 수 있다. 새로 부임해 온 교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모두 바쁘고 힘든 상황임에도 이곳 선생님들은 너무나 흔쾌히‘제가 할게요!’라는 말을 한다. "즉, 봉산중 교사들은 자신의 힘겨움보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민감하고, 자기 시간을 쪼개어 작은 도움이나마 보태고자 한다는 것이다. ‘배려와 존중’의 학교문화는 봉산중이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얻어낸 가장 귀한 보석이다. 이로인해 학부모님들의 신뢰와 교육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길 위에 서 있는 것과 책상 앞에 앉아 길을 상상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혁신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혁신의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것과 교육의 혁신을 글씨로 접하는 것은 결코 같을 수 없다. 막상 길을 떠나 보니 모든 것이 새로운 길이었고, 새롭게 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었다. 빛고을 혁신학교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모습이진 않다. 학교마다 환경과 문화가 다르기에 각 학교의 특성을 살려 즐겁고 행복한 학교 모습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혁신학교마다 ‘학교문화 혁신’을 변화의 중심에 두고 있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긴 여행이 될 것이기에 가끔씩 찾아오는 조급한 마음정도는 가볍게 털고 일어서는 모습이 필요하다.

혁신학교 봉산중은 세상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배우며, 소통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있다. 교육주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배움의 이유를 찾았다 할지라도 배우는 과정이 재미없으면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즐겁게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교사에게도 기쁨을 준다.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각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처하기 위해 봉산중은 연간 계획에 의해 학기당 1회의 전체수업연구회와 매달 학년별 수업연구회 및 생활교육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2학기 수업공개 주간에는 교과별 수업연구회까지 예정하고 있다. 봉산중은 또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수업을 디자인하고, 교사들의 마인드를 새롭게 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학생활동 중심, 협력학습 중심의 기본 틀 아래 각 교과별로 필요한 방식이나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이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 교실에서 진행할 수업 내용과 순서를 조율하는 모습이 정겨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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